본문 바로가기

JBC 독설

딱한 채동욱을 위한 다섯가지 변명

반응형

 

법무부 발표문 믿으라고, 외래어 표기법도 틀려놓고---

 

채동욱 총장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법무부                                      출처=뉴스1

 

법무부가 27일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婚外)아들’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는 옹색하고 허술하기 그지없다.

아마도 법무부가 채 총장 혼외아들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곱씹어 봐도 상식과 납득이 가지 않는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5시쯤 감찰결과 발표 사실을 출입 기자단에 급히 알렸다.

당초 발표는 20여분 뒤인 5시20분쯤에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할 것이란 설명이었다.

그러나 조상철 법무부 대변인은 그보다 10여분 일찍 도착해 서둘러 감찰결과를 발표했다.

 A4용지 한장 분량의 발표는 채 총장의 혼외자 존재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확보해 청와대에 사표수리를 건의했다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채 총장이 임씨가 운영하는 술집에 자주 드나들었던 점 ▲임씨가 2010년 부인을 칭하며 채 총장의 집무실을 찾은 점 ▲임씨가 혼외자 논란보도 직전인 6일 새벽 잠적한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의혹이 사실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한 진술을 확보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인정할 진술과 정황 자료가 확보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조 대변인은 발표문에 담긴 예시 외에 다른 감찰 결과를 묻는 기자들에 질문에는 “밝힐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밝히지 않은 내용 중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이 있다”고만 할 뿐 진술과 자료의 성격 등에 대해선 일절 설명을 피했다.

‘처신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으면 사표수리를 건의하는 게 아니라 본격감찰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검찰 조직의 빠른 안정을 위해 사표수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정황도 없는 진상결과

법무부가 어떤 진상 규명을 했고 무엇을 밝혀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우선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임씨의 아들이 채 총장의 친자인지 여부이다.

그러나 법무부 진상조사 결과는 임모 여인 카페 등 출입은 이미 채 총장이 정정보도 소장을 통해 인정한 사실이다.

새로운 정황이라고는 “임모 여인이 부인을 칭하며 고검장이던 채 총장 사무실을 방문해 대면을 요청했다 거절당하자 ‘피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부분뿐이다.

이것을 갖고 어떻게 의혹의 핵심인 혼외 아들이 “사실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인가. 누가 납득하겠는가.

한마디로 조선일보 보도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간 부분이 없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황규안 법무부장관                              출처=연합뉴스  

 

#금요일 밤의 기습발표

또 진상조사 결과를 금요일 오후 발표했다. 금요일 일과 시간이 끝날 무렵의 ‘긴급 발표’였다.

그렇게도 서둘러야 할 긴급사안인가.

법무부도 시간을 끌어봐야 나올 게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금요일 밤’의 기습 발표를 감행한 것이 아닌가.

 여기에 기초연금 공약 파기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박근혜 정권의 ‘주말용’ 국면 전환 소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절차적인 면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청와대가 사표 수리를 유보한 뒤 법무부는 정식 감찰을 통해 진실을 확인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왔다.

그런데 돌연 감찰위원회 소집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조사 결과를 언론에 불쑥 내밀었다.

궁금증을 전혀 해소하지 못한 진상조사 결과는 이른바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을 더욱 짙게 할 뿐이다.

법무부 발표를 보면서 일국의 검찰총장을 ‘어떻게 이렇게 개망신을 주는가’.

가재는 게편이라고 그래도 한식구가 아닌가.

놀랍고도 무섭다.

그래 설령, 친자가 맞다고 하자. 11년전 일이다.

채 총장이 이 일로 검찰 업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가.

이 문제로 검찰 업무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면 몰라도 그렇지가 않은데 부도덕한 인물로 몰아 부친다면 다음에 누가 역풍을 맞을지 눈에 보인다.

아울러, 혼외자식에 자유로울 것이 없는 조선왕들의 혼외자식까지 다 뒤져보시지.

 조선왕은 왕실뿌리 차원에서 괜찮다고 참으로 역설적이다.

그런 점에서 법무부 발표가 ‘채동욱 동정론’으로 번지고 있는 까닭이다.

 

 

 

#카페를 까페로 표기 이건 아닌데

덧붙여 외래어 표기법을 꼭 집고 넘어가고 싶다.

법무부 발표문에는 채 총장은 임모 여인이 경영한 부산의 ‘까페’란 단어가 나온다.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의미하는 외래어 Cafe를 ‘까페’로 표기하는 것이 굳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원칙적으로 된소리를 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파리를 ‘빠리’로 표기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까페’와 ‘카페’조차 표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발표문을 보고 참 꼴(골)때린다는 생각이다.

'골'이 맞는지, '꼴'이 맞는지 알아서 판단 하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