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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아구통 한방 날려도 괜찮다”

JBC(정병철) 2013. 10. 1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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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에서 배우는 유명인사 폭행시비 대응법

 

 

이천수가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

이천수는 14일 새벽 1시께 인천의 한 술집에서 손님을 폭행하고 맥주병을 깨뜨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는 내용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천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내와 술집을 찾았는데 취객들이 아내에게 시비를 걸었으며 계속 그만 하라고 했지만 그쪽이 취해서 말이 안 통했고 그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였다”고 해명했다.

앞뒤 정황상 이천수 폭행 실랑이가 정당방어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는듯 하다.

이천수 폭행 시비 실랑이를 보면서 재일 프로레슬링 영웅 역도산(1924-1963)이 떠올랐다.

다음은 필자가 한국에서 김일(1929-2006)과 일본에서 안토니오 이노키·여건부·고트네 등 역도산 제자를 통해 인터뷰 한 내용이다.

이 인터뷰 내용을 보면 역도산이 얼마나 많이 폭행시비에 휘말렸는지 알수 있다.

그리고 폭행시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 수 있다.

이천수 뿐만 아니라 연예인·스포츠 스타라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역도산

 

아마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되고 SNS 파급 효과가 컸다면 역도산은 폭력군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

역도산은 거의 매일 폭력시비에 휘말렸다.

1960년대초 역도산 최고 전성기 시절 일본 언론은 툭하면 역도산을 ‘폭력의 화신’이라는 기사를 싣곤했다.

역도산이 “누구를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기사가 수없이 나갔다.

그러나 역도산은 ‘욱’하는 다혈질적인 성격이 있지만 누구에게 먼저 시비를 걸어 폭행하며 힘을 과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역도산이 힘을 과시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에선 힘 꽤나 쓰는 사내들은 역도산을 미끼삼아 유명해지려 했다.

그래서 역도산은 늘 시비의 대상이었다.

역도산은 이런 것을 알지만 처음엔 시비를 건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먼저 사과를 하곤 했다.

그러면 그들은 그것만으로 우쭐해지곤 했다.

야쿠자중에선 역도산을 칼로 벤 후 10년 형무소 복역하고 나오면 “역도산을 죽인 야쿠자”라 하여 그것만으로 관록이 붙게 마련이다. (실제 역도산을 칼로 찔러 죽게 만든 야쿠자는 유명세를 탔다)

그런데 역도산이 어쩔 수 없이 한방 날리는 경우다.

역도산이 일본 도쿄 데이코쿠(제국)호텔에서 식사를 할때다.

불량배들이 역도산에게 다가가 “얼굴 좀 봅시다”라고 어깨를 툭툭 쳤다.

몇 번이나 “얘기 좀 하자”며 어깨를 쳤지만 무시했다.

그런데 역도산이 아무런 대꾸가 없자 ‘욕’을 해댔다.

 

 

출처=구글 이미지

 

여기까진 참을 수 있다.

다음이다. “역도산 그렇게 힘이 센가” “저 애숭이 겁나니 말못하네” “역도산 겁쟁이”하며 침을 뱉고 맥주병으로 친다.

참다못한 역도산이 일어서려면 동료들이 “그래도 참아라”고 손짓한다.

그런데 침을 뱉고 맥주병까지 던지자 역도산은 “난 성인군자가 아니다. 그들에게 모욕을 당하면서까지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라고 말한 후 그들에게 다가간다.

참다못한 역도산은 한 명의 멱살을 잡고 위·아래로 들었다 놓았다 한 후 한번 밀쳤다.

그러면 그 다음날 신문과 방송에선 “역도산이 선량한 사람을 폭행했다”라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리곤 했다.

온갖 시비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모두의 시비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더욱이 당시 역도산의 나이가 30대 중반이었다.

싸움이란 가해자든 피해자든 쌍방간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일단 역도산과 싸우면 무조건 역도산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게 언론이었다.

역도산은 살아생전 “난 한번도 폭력에 의한 협박에 굴한 적이 없다. 한번이라도 굴복하면 상대가 의기양양해진다. 또 폭력배들에게 한번이라도 굽신거리면 ‘역도산은 협박하면 무릎을 꿇는구나’하는 소문이 항상 두고 두고 따라다닌다. 설령 언론에서 ‘역도산 폭행’이란 보도가 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어떤 지인들은 역도산에게 “다 유명세 때문이죠“”고 나름대로 위로를 곁들인 분석을 내놓지만 역도산은 “유명세와 그건 별개”라고 잘라 말한다.

 

영화 역도산 한 장면

 

역도산은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남자친구와 함께 온 여자들도 역도산에게 손을 내민다.

그럴때마다 남자친구는 “역도산이 뭔데”라며 괜히 화풀이를 역도산에게 한다.

이는 남자들의 질투심이다.

그중에서 힘 좋고 과시욕이 강한 사내들은 일부러 역도산에게 시비를 건다.

역도산은 힘 좋은 사내들의 시비대상이다.

당대의 영웅 역도산 앞에서 어깨를 벌리고 큰소리 한번 지르고 싶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그 다음날 주변 사람들에게 입에 거품을 물고 사실을 왜곡 시킨다.

“나와 역도산이 술집에서 어깨를 부딪쳤는데 내가 너(역도산)사과해 했더니 역도산이 ‘미안합니다’라며 싹싹 빌더라”라고 확대 과장한다.

부와 명예가 쌓여가면서 또 다른 한편에선 시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다시 이천수 폭행실랑이로 돌아오자.

이천수는 이날 새벽 아내와 술을 마셨다.

그때 취객이 시비를 걸어서 아내를 취객으로부터 보호하려다 실랑이를 벌였다고 해명했다.

 이천수는 “아내와 술집을 찾았는데 취객들이 아내에게 시비를 걸었으며 계속 ‘그만 하라고 했지만 그쪽이 취해서 말이 안 통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자신을 목격자라 칭하면서 “상대방측에서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이천수 선수의 뒤통수를 치며 조롱했다. 이천수 선수가 기분 나빠하면서 밀치다가 싸움에 휘말렸다”고 온라인에 글을 게재했다.

이를 볼때 정황상 이천수가 아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시비에 대응한 게 맞다.

 

 

 

만약 당신이 아내와 함께 술을 마시는 데 누군가 아내 앞에서 당신을 욕보이게 한다든지, 아내를 조롱한다면 어떻게 할건가.

유명세 하나때문에 아내 앞에서 참아야 하는가.

물론 그래도 이천수가 꾹 참았으면 좋아겠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천수 아구통 한방 시원하게 날려도 괜찮다.

역도산 말대로 언론이 지랄하든 사내는 아내를 보호해줘야 한다.

남잔 그 정도 배포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천수 기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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