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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 손녀와 이노키

JBC(정병철) 2014. 9. 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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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동시 개최된 프로레슬링 대회

 

역도산 친손녀 레미 모모타

 

30일 저녁 한국과 북한에선 프로레슬링 경기가 각각 열렸습니다. 한국은 경기도 고양시 능곡 전통시장 한마당에서, 북한에선 평양 류경정주 체육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평양국제프로레슬링 경기를 개최한 북한은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까지 불러 대회를 세계에 알리는데 주력했습니다.

우리 정부와의 대화는 거부한 채, 스포츠 교류를 통해 마치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애쓰는 듯한 모습입니다.

 

 

고양시에서 열렸던 국제프로레슬링 대회는 한국프로레슬링연맹이 국내 프로레슬링  부활차원에서 개최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고양시 대회에 참가한 일본 프로레슬링 단체입니다. 일본 프로레슬링 최고 단체 노아(Noaha) 소속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습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 일본 최고 프로레슬링 프로모터로 손꼽히는 역도산 친손녀 레미 모모타입니다. 일본 선수를 이끌고 북한에 방문한 사람은 안토니오 이노키입니다.

두 사람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지만 모모타는 역도산 친손녀면서 프로레슬링 프로모터이고, 이노키는 역도산 제자입니다. 굳이 정통성 측면에서 비교하자면 사실 북한이 프로레슬링을 개최하고자 했다면 모모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1924년 북한 함경남도에서 출생한 역도산은 본명이 김신락입니다. 1939년 일본에 건너가서 모모타(百田光浩)로 개명한 후 일본프로레슬링 전설적 인물로 지금까지 추앙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이노키를 통해서 프로레슬링 개최하기 보다 모모타를 통해서 하는 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역도산 제자인 이노키는 정치적 성향이 강합니다. 이번에 북한에 데리고 간 프로레슬링 선수들은 대부분 밥샵 처럼 격투기로 이름을 알렸거나 쇼맨십이 강한 선수들입니다.

말하자면 이노키는 평양에서 “쇼”한 것입니다.

 

레슬링 관람하는 평양 시민

 

이노키는 박치기왕 김일 선수와 함께 역도산 제자 중 한명입니다. 그 정통성을 따져볼게요.

역도산은 1960년대 일본에서 일본프로레슬링연맹을 출범시켰고, 역도산 사망 후 1972년 자이안트 바바가 전일본프로레슬링 연맹을 만든 후 2000년 ‘노아’로 그 정통성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어 이노키는 신일본프로레슬링연맹을 만들고 독자길을 갔습니다.

여러분 기억하시는 줄 모르겠는데 1974년 10월10일, 역도산의 일본프로레슬링을 키우려는 김일과 신일본프로레슬링으로 떠오르고 있던 이노키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 프로레슬링 명문을 걸고 두사람은 자주 맞붙었습니다. 두 사람은 수없이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승자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노키의 이탈은 신일본프로레슬링연맹을 만드는 데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노키는 이종격투기 창설에 앞장섰고, 그는 일본 프라이드를 사실상 만들었습니다.

그는 프로레슬링 인기가 하향 조짐을 보이자 재빨리 이종격투기로 전환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프로레슬링계는 강한 반발을 보였습니다. “레슬링은 격투기가 아닌데 이노키가 레슬링을 말아먹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노키 이종격투기 전환에 가장 반발했던 자가 일본의 ‘타이거 마스크 2세’ 미사와입니다. 노아의 실질적인 사장인 미사와 미츠하루는 2009년 8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경기 도중 상대의 백드롭 기술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그는 일본에선 그가 역도산 정통성을 잇는 프로레슬러였습니다. 그는 올드팬들에게 잘 알려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트 투수 출신에서 프로레슬러로 전환했던 자이언트 바바의 직계 제자입니다.

말하자면 한국의 이왕표가 김일의 후계자 이듯, 미사와는 자이언츠 바바의 후계자입니다. 두 사람의 스승은 역도산입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역도산 후계구도를 잇는 사람이 이왕표라면, 일본에선 미사와 였습니다.

 

이번 고양에서 열렸던 프로레슬링 대회에서 이왕표가 1년만에 링에 올랐습니다. 그는 지난해 8월 암수술을 받으면서 사경까지 헤맸습니다. 그는 이날 링에 올라 관중을 향해 “사경을 헤맬때 깨운 것은 관중들의 환호였다”고 했습니다.

이번 한국에선 비록 능곡시장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졌지만 약 3천여명의 팬들이 몰려와 프로레슬링 활성화 기대를 모았습니다.

모처럼 남한과 북한에서 동시개최된 프로레슬링. 이번 기회에 남북한이 함께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프로레슬링 대회를 개최해서 프로레슬링을 통한 남북한 화해 무드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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