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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아빠 김영오 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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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유민 아빠(?) 자격논란 확산

 

 

출처=조선일보

 

유민아빠 김영오씨(47) 단식을 지켜본 후 늘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는 것이 있었다.

단식은 말 그대로 음식의 섭취를 중단하고 굶는 행위다. 김 씨는 42일간 단식을 하다가 22일 쓰러져 119에 실려갔다.

도대체 어떻게 그가 42일간 단식을 할 수 있었을까. 필자는 그의 단식이 궁금해서 그가 쓰러지기전 까지 단식을 했었던 광화문 광장 단식장을 찾았다.

그때가 아마도 단식 37일째 일거다. 그런데 37일째 단식을 한 사람 같지 않았다. 대개 이 더운 무더위에 단식을 하면 3일 버티기도 힘들다. 그는 어떤 ‘깡’으로 42일간 단식을 하고 버티었을까.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물과 소금 등을 섭취하는 사람이 단식을 했을 경우 버틸 수 있는 기간이 3주다. 인간이 물에 빠졌을 땐 3분, 공기가 없을 경우 3분까지 버틸 수 있다. 그래서 ‘3·3·3’ 법칙이라고 한다.

그런데 김 씨는 단식을 하다가 자신을 찾아온 지인들에게 일어나서 인사하고, 기자회견 하고, 청와대까지 행진하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더욱이 그는 교황에게도 인사했었다.

어떤 초인적 힘으로 그런 행위가 가능했을까. 물론 딸의 죽음 일게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먹어도 먹는 것이 아닐 것이고,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그 전제하에서 필자는 그의 초인간적 단식이 궁금했다. 그가 어떻게 단식을 하는지 궁금해서 그의 단식장을 이틀 간격으로 찾았다. 김씨 단식장 주변에는 음식이 없었다. 생수는 보였지만 그것을 마셨는지 안마셨는지 모르겠다.

의학계에선 요즘 같은 무더위속에 단식을 하면서 물조차 마시지 못할 경우 3일도 버티기 힘들다고 한다. 아마도 물은 마셨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것은 필자의 경험이다.

87년 민주항쟁때 필자도 4일간 단식을 했었다. 당시 4일간 단식을 했는데도 정신이 몽롱해서 결국 단식을 풀었는데, 그의 42일간 단식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필자는 그의 단식을 폄훼하고 또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딸 잃은 아빠가 단식보다 더 한 것을 선택하더라도 그 아픔이 씻어지겠는가.

그의 단식에 대해 경이로움과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필자는 일단 그의 단식이 의심스러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최근 김 씨를 둘러싸고 일고 있는 논란 때문이다.

인간은 순수가 결여됐을 때, 옳든 그르든 모든 행위가 의심을 받는다. 순수가 포장되었거나, 순수가 위장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생물학적 부모가 있다. 자식을 낳았지만 그 뒤부터 자식을 돌보지 않고, 내팽겨친 부모를 생물학적 부모라 부른다.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다가 딸의 아버지 비난 글로 낙마했던 고승덕 씨를 향해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불러 논란이 일어났다.

마찬가지다.  네티즌들 중 일부가 유민 아빠를 향해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지칭하고 있다.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지칭은 결국 그의 단식 순수성마저 의심케 하는 것으로 그 논란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다.

 

 

 

발단은 한 네티즌이 23일 연합뉴스의 세월호 유가족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고 난 뒤부터다. 유민 양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윤모 씨는 “다른 세월호 유족 분들이 단식하면 이해하겠지만 김영오 씨 당신이 이러시면 이해 못하지…. 유민 유○(유민 양 동생) 애기 때 똥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는 사람이…. 누나(김영오 씨 부인) 이혼하고 10년 동안 혼자 애들 둘 키운 거 알지? 그러는 넌 그동안 뭐했냐. 1년에 한두 번 보는 거 끝이지…. 유민이 이름 그만”이라는 글을 올리면서다.

이날 댓글을 남긴 윤씨는 24일 한 언론과의 전화에서 “아이(유민) 생전에 아이들에게 못했던 사람이 아이 이름을 걸고 단식하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났다. 제가 실수했다”고 말했다.

이 글이 논란 일자 진보적 매체에선 국정원이 김 씨를 조사했느니, 김씨의 둘째 딸 인터뷰를 통해 "좋은 아빠였다"는 밝히기도 했다. 둘째 딸은 삼촌을 반박했다.

 

 

외가 쪽 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민이가 외할머니와 외삼촌, 엄마, 여동생과 함께 살았고, 김씨와 같이 살지 않은 지는 10년쯤 됐다”며 “아이들은 엄마 밑으로 ‘한부모가정’으로 등록돼 있다”고 했다. 또 “유민·○○가 1년에 한두 번 명절 때마다 친가 쪽에 내려갔다”며 “김씨와 자주 보진 않았지만 연락은 자주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김씨가) 이제 와서 이러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어렸을 적) 그때는 애들을 돌보지 않더니 왜 지금 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글이 시발되면서 김 씨의 확인되지 않은 전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의 SNS에는 김 씨가 금속노조 조합원이고 부인과 10년 전 이혼한 후 양육비도 제대로 보내지 않았다는 의혹들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김씨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일부 언론에선 김씨를 “두 딸을 어렵게 키우던 아빠”로 묘사해왔고, 지난 16일 김씨가 광화문 시복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건넨 편지에도 “(유민이는) 나를 꼭 안고 곁에 있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뒤에서 안고 아빠, 아빠 부르고 잘 때 팔베개해주던 딸”이라고 적었다.

논란이 지속되자 김씨는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해명 글을 남겼다. 김씨는 “각종 악성 루머와 댓글이 난무하던데, 난 떳떳하니까 신경 안 쓸 것”이라며 “2003년도에 이혼하면서 대출이 많아 방 한 칸짜리 월세방에서 살고 있다. 비정규직 월급으로 이자도 갚기 힘들게 살다 보니 양육비를 매달 꼬박꼬박 보내주지 못하고 몇 달에 한 번씩 보낼 때도 있었다”고 했다. 일 년에 몇 차례 딸들과 만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 부녀지간은 일 년에 몇 번 안 보더라도 사랑이 각별했다”며 “딸들은 아빠 곁에 꼭 붙어 다니고 잘 때는 언제든 두 공주가 양 팔베개를 하고 자곤 했다”고 해명했다.

또 “충남지부 금속노조 조합원인 것은 맞는데, 작년 7월 22일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노조 조합원이 되어 봤다”며 “특별법을 위해 싸우는 이 순간 노조 조합원을 떠나서 억울하게 죽은 (딸의) 부모의 입장으로서, 아빠로서 싸우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보험금을 노리고 단식을 한다는 의혹 제기에는 “여행자 보험으로 동부화재에서 1억원이 나왔는데, 나는 우리 유민이한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어서 보험금 10원도 안 받고 유민 엄마한테 전액 양보했다”고 했다.

김씨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김씨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김씨가 작년 7월 충청남도 궁도협회의 궁도 초단을 딴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네티즌은 “가입비와 활 가격만 수십만원, 화살 하나에 만원씩 하는 여가 활동은 할 여력이 있었으면서, 두 딸의 양육비를 가끔 보내지 않았다는 건 너무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그의 표현도 지적했다. 그가 보험금을 ‘양보’했다는 것인데, 그 양보란 표현도 논란거리다. 자식을 키우지 않았다면 당연히 자식을 키운 엄마가 받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양보라 했다.

심지어 네티즌들은 그가 교황에게까지도 거짓말했다고 지적했다. 교황과 맞닥뜨린 인간은 인간의 순수성과 본성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그가 가난해서 딸을 못 키워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가 양육하지 않았던 딸이었지만 딸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망하자 단식을 통해 ‘세월호 진실 규명’에 앞장서는 행동을 질타하는 게 아니다.

지금 세월호 관련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김 씨의 숭고한 단식뜻을 이어가겠다는 동조 단식이 늘어가고 있다. 아마도 이들의 단식은 순수와 진정성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세월호 유족 단식 농성장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다. 그 뒤로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다.

유민 아빠 논란으로 빨간색 신호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24일 저녁 필자는 다시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그 때 단식장을 찾은 한 친구가 여대생에게 “단식 힘들지 않니”라고 하자 그는 “세월호 유족들을 생각하면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아마도 김 씨의 가정사와 직장사 전력 등은 김 씨 본인에게도 단식의 순수성과 그의 단식에 동조했던 사람들을 허탈해 하게 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단식 42일차 일기에서 김씨는 “이틀간 수액을 맞고 정신을 많이 차렸다. 빠른 시일 내에 광화문에 나가겠다. 병원에 이틀간 있어보니 각종 악성 루머와 댓글이 난무하는데, 난 떳떳하니까 신경 안 쓸 것이다. 여러분도 신경 쓰지 말고, 우리는 특별법만 보고 달립시다”라고 적었다.

글쎄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단식을 깍아내리는 쪽은 보수매체이고, 그의 단식을 추켜세우는 쪽은 진보매체다. 늘 그렇듯, 또다시 둘로 나눠어지고 있다. 

부디 그가 단식을 풀고, 건강부터 챙기시길 바랄뿐이다. 

그래야 세월호 특별법이든, 아니든 싸울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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