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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배광주]바람 구름을 품고 산, '상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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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잠실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선 배광주 회장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엮은 ‘풍운아’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배 회장이 인생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배광주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명예회장의 나와바리(구역)’는 서울 잠실 롯데호텔이다. 지난 20년 간 무궁화 5개짜리 특급 롯데호텔 커피숍에 출근하다시피 한다.

낮에 와서 온종일 이곳에서 사람을 만난다. 넓은 커피숍 창가가 그의 지정석이다. 배 회장은 스포츠는 물론, 문화예술계와 정·재계까지 넘나드는 인맥왕이다. 그는 이곳에서 수많은 선후배를 만난다. 올림픽 첫 금메달 리스트인 레슬링 양정모, 88올림픽 유도 금메달 리스트인 김재엽,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 리스트인 유인탁, WBA 슈퍼미들급과 IBF 슈퍼미들급 챔피언인 박종팔, WBC라이트 플라이급 세계챔피언 장정구, 6년 전 작고한 한국프로레슬링의 상징 이왕표도 이곳에서 만났다.

지난 9일 잠실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선 ‘풍운아’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가수 고영준이 배광주 회장을 보자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문상철 기자

연예계 스타들은 여전히 그를 만나러 잠실 롯데호텔로 온다. 가수 설운도·박진도, 탤런트 겸 가수 이동준, 영화배우·화가 겸 작가인 유퉁은 그를 오야봉으로 부른다. 진짜 도 그의 절친이다. 해병대 사령관 출신 김인식·유낙준과 공군총장을 역임한 권오성·이용곤 장군 등이다.

그의 폭넓은 인맥은 해외에도 뻗쳐 있다. 홍콩 영화 레전드 성룡(재키 찬)은 그의 벗이다. 중국의 조남귀 전 국가부주석과 박걸 커시안그룹 회장, 캄보디아 깨컴얀 전 국방부장관 등의 모두 그의 벗이다.

속된 말로, 그를 모르는 사람없고, 그를 안 거쳐 간 사람이 없을 정도다. 30만여 명의 지인들과 인맥을 쌓아왔다. 그를 두고 후배들은 행님 대통령 출마 한번 해보이소라고 농담조로 말한다. 그만큼 인맥이 많다는 것이다.

인생 황혼녘에 만나는 사람 대부분 후배들이어서 그의 말투는 자연스럽게 하대를 한다. 그의 옷차림은 정갈스럽다. 정장에 중절모를 쓴다. 겨울철이면 바바리 코트에 중절모 차림이다. 나이 때문에 한기가 드는 까닭도 있지만 바바리 코트와 중절모는 외투자락 휘날리며 장안을 주름잡던 지난날 협객시대이후 수십년 동안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는 대장부라면 외모부터 깔끔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바지 주름은 칼처럼 날카롭게 잡고 다닌다. 지난날 수십차례 전투를 치를 때도 그는 의관이 반듯하기로 유명했다. 그의 옷장 속에는 중절모 서른 개, 바바리 코트 스무개가 있다. 연예인 보다 더 의상이 많다.

설운도가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노래를 부른 후 배광주 회장에게 다가가 안으며 “행님 사랑합니데”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문상철 기자

그의 호는 태산(泰山)이다. 높고 큰 산이다. 태산은 구름과 바람의 안식처다. 그는 스스로 많은 사람들의 태산이고 싶어한다.

주변에선 그를 두고 바람 구름처럼 살아왔다고 한다. 무쇠같은 몸매에 청산유수와도 같은 입담을 자랑하는 그의 고향은 부산이다. 걸죽한 부산 사투리는 중절모와 함께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부산 사투리에서 튀어나오는 강렬함은 카리스마를 더해준다.

어릴 적부터 배고픔을 느끼며 살아왔는지 그는 지인들을 만나면 첫마디가 밥 묵나?”묻는다. “밥 묵나인사는 한국인의 보릿고개 인사이지만 서로의 건강을 챙기는 그 이상의 의미다. 그리곤 밥무러 가자며 손끝을 끌어당긴다.

그는 스스로 협객이라고도 말한다. 호방하고 의협심이 있는 사람이 협객이다. 사람들이 협객을 무서워하는 것은 협객에 대한 오해와 편견 때문이다. 태권도 합기도 유도 등 종합무술 합계 32단인 그는 아무데나 주먹을 휘두르지 않는다. 약자를 괴롭히거나 잘못된 것은 그냥 보고 넘어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먹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다. 면도날 같은 눈빛으로 어이 보소!”라는 한마디에 상대는 주눅들어 꼬리를 내린다. 그는 주먹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휘두는 것이지 펀치볼 치듯이 쓰는 주먹은 양아치나 하는 짓거리라 한다.

그는 지인들의 대소사를 챙기는 것으로도 정평나 있다. 지인들의 모든 대소사에 참석한다. 진심으로 기뻐하고 슬퍼하며 도움을 청하는 일에 거절 없이 자신의 일처럼 최선을 다한다.

지난 9일 잠실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선 배광주 회장이 자신의 인생역정을 담은 ‘풍운아’ 출판기념회에 참석 앞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문상철 기자

또 다른 그의 별칭은 풍운아. 장기간 좋은 커리어에 올라있던 사람들은 보통 전설, 명인, 명장이라 불린다. 풍운아는 짧은 기간 활약한 인물들에게 붙는다. 물론 그 단기간의 성적이 어설프면 안되고, 정말 이름이 남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켜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경우에 비로소 풍운아라고 칭할 수 있게 된다.

지난 9일 잠실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선 풍운아모임이 있었다. 이날 그는 바람처럼 구름살아온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엮은 풍운아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사회를 본 유퉁은 풍운아 헌정곡도 선사했다.

 

그의 책표지 하단에는 왜 그가 풍운아인지를 설명했다. “바람같이 구름같이 살았다! 그물에도 거미줄에도 걸리지 않고 풍운아로 살았다.” 마치 영웅담의 한가락 시조를 읊는 느낌이다.

그의 책 표지 머리글에는 영웅들의 가슴에 영웅으로 존경받는 상남자 배광주 회장의 인생이야기라 적혀 있다. 풍운아와 상남자는 같은 레벨이다. 남자라도 다 같은 남자가 아니다는 의미다. 남자 중의 남자를 뜻한다. 이해하기 쉽게 좀 낡은 느낌의 표현으로 설명하자면, ‘사나이’, ‘터프가이. 상스러운 남자라는 뜻이 아니다.

회장님’ ‘오야봉’ ‘풍운아’ ‘상남자’ ‘형님그를 부르는 다양한 호칭이다. 그는 인생을 풍유하는 시인처럼 살아간다. 늘 사색과 고독을 즐긴다. 고독 속에는 지난 시절 풍운아처럼 살아온 인생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슬픈 표정 짓는다 해서 뭐 달라지는교. 인생은 모든 게 기쁜것만 있는게 아니요. 내 인생 남 인생 뭐 별거있는교.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날리다 보면 멈추기도 하대요. 인생 뭐 있는교. 그렇게 살아가는 거 아닌교.”

중국의 철학자 장자는 한 조각의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이요, 흰 구름이 서서히 밀려가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황혼의 인생길, 그는 도를 닦은 후 하산하는 수도승처럼 걸죽하게 인생을 노래한다.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거.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거. 구름은 실체가 없다. 폭풍이 아무리 거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지 않소. 어둠이 지나면 밝음이 오고, 추위 뒤에 따스함이 온다네.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 돈 다오

심오한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풍류남아가 읊는 풍운아 인생 고전'이다. 풍운아는 오늘도 태산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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