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과 엔카 여왕 미소리 히바리

미소리 히바리가 띄운 '돌와와요 부산항'

조용필 15년만에 일본어로 불러, 감동 

 

 일본에서 공연중인 조용필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JYJ…’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킨 가수들이다.

사실 이들의 인기는 최절정이지만 일본인 중 가라오케에서 이들이 부른 노래를 선곡해서 따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일까.

이들의 노래는 한번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그야말로 신기루 같은 노래다.

일본인 상대로 설문 조사는 하지 않았지만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노래가 뭘까.

아마도 십중팔구 조용필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이하 부산항)를 꼽을 것이다.

40대 이상 일본인 중년층 중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본에서 최고 인기를 모은 곡 중 하나다.

 

출처=구글 이미지

 

필자는 업무차 일본을 자주 방문한다.

노래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1차 술을 마시면 2차 가라오케로 이어진다.

이럴때마다 일본인들은 필자를 통해 듣고 싶어 하는 곡이 있다.

‘부산항’이다.

필자는 1절은 일본어로, 2절은 한국어로 부른곤 한다.

아마도 이것은 필자만의 경험이 아닐거다.

일본을 자주 오가는 사람들도 필자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 가수 중 ‘부산항’만큼 많이 불려지는 노래가 없다.

‘부산항’은 수많은 일본 가수들이 리메이크 하기도 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을 부르는 엔카 여왕 미소리 히바리

 

1989년 52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일본 ‘엔카의 여왕’이라 불리는 미소라 히바리.

재일 한국인이라는 미소리 히바리는 ‘부산항’을 리메이크해서 불러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산항'은 미소리 히버리가 부르면서 일본에서 당대의 명곡으로 부상했다.

이외 일본에서 활약하던 김연자, 유명 미녀 엔카 가수인 마사코 모리, 흑인 엔카 가수 제로도 ‘부산항’을 리메이크 해서 불렀다.

대만의 국민가수인 등려군도 일본어 버전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

유투브에서 일본어로 ‘釜山港へ帰れ’ 검색하면 일본가수가 부른 수십개의 곡이 나온다.

일본어 가사는 한국 가사와 약간 다르다.

가사 차이가 항구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라는 내용으로 수정이 되었다. 그런데 후렴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일본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어 그대로 부른다.

그야말로 80년대 성인가요계를 대표하던 유명 노래중에 하나였다.

1976년 처음 나온 이 노래가 일본에서 히트한 배경에는 발표 당시에 재일교포들의 고국방문이 활성화되면서 그 정서가 이 노래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무대에 선 조용필

 

그런 조용필이 7일 1998년 이후 15년 만에 19집 음반 <헬로>를 들고 일본을 찾았다.

이날 일본 도쿄 국제 포럼홀에서 열린 조용필의 일본 콘서트 ‘헬로 투어 인 도쿄 원나잇 스페셜’은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헬로”를 외치는 음성이 겹겹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면서 장막이 걷히고 계단을 타고 조용필이 내려왔다.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까지 형광봉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창밖의 여자’도 일본어로 불렀다.

15년 전 일본공연을 같이 했던 일본 가수 다나무라 신지가 무대에서 함께 노래했다.

예순이 넘는 나이에도 실험적인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이 꽉 막힌 한·일 관계를 뚫어주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본다.

그에게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

 

-일본어 돌아와요 부산항-

つばきさく春なのに あなたわ歸らない

쯔바키 사쿠 하루나노니 아나타와 카에라나이

(동백꽃 피는 봄이건만 당신은 돌아오지 않아)

たたずむ釜山港に 淚の雨が 降る

타따즈무 부산항니 나미다노아메가 후루

(우두커니 서 있는 부산항에 눈물의 비가 오네)

あついその胸に 顔うずめて

아쯔이 소노무네니 카오우즈메떼

(뜨거운 그 가슴에 얼굴을 묻고)

もいちど幸せ 咬みしめたいのよ

모이치도 시아와세 카미시메따이노요

(다시 한 번 행복을 음미하고 싶어요)

トラワヨ プサンハンへ 逢いたい あなた

도라와요 부산항에 아이따이 아나타

(돌아와요 부산항에 보고싶은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