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애국당(이하 애국당)은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배신자 연대로 규정했다.
조원진 애국당 대표는 "반문연대는 자유시장 경제를 배신한 연대이며 대한민국 보수 국민들을 배신한 연대로 아직도 이자들은 스스로 보수라고 얘기하며 국민들을 아직도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의 주장대로 반문연대가 배신자 연대일까. 그런데 왜 이 배신자연대에 대해 자유한국당(이하 자한당)탄핵 세력과 탄핵 반대 세력,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 태극기 일부 시민 단체까지 공감 전선을 형성시키는 것일까.
2019년 보수 우파 인사들의 최고 바람은 문재인 퇴진이다. 이것을 탄핵으로 추진하든, 전 국민 궐기로 청와대 가서 문재인을 끌어내든, 결국 문재인 퇴진이 없고선, 대한민국 자유와 박근혜 대통령 구출도 불가능하다.
이 전제가 바로, 반 문재인 세력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이른바, ‘반문연대’다. 그동안 반문연대는 취지와 방향, 목적성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공감대를 확대해 갔다.
핵심은 ‘반문연대’를 연결고리 삼아 보수 대통합을 이루자는 이른바 ‘반문연대 빅텐트’ 구상이다.
이는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계, 한국당 대 바른미래당, 흩어진 태극기 시민단체 세력까지 하나로 묶어지 게 한 후 반문연대로 결집해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문재인 좌파 독재를 견재 할 강력한 대안세력을 구축하자는 시도다.
그러기 위해선 김무성 등 탄핵 세력들도 안고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 이를 추진하는 자들의 논리다.
김무성도 주변의 비난을 무릅쓰고, 이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그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인터뷰와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라는 시각이다.
탄핵 7적 중 한명인 김무성은 “친박계나 비박계가 따로 모이는 차원을 넘는 모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친박·비박계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인사 등을 아우르는 ‘우파 빅텐트’를 구상 중임을 시사했다.
탄핵 반대 세력들도 반문연대에 지지하는 모양새다.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도 “‘반문연대’를 기치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추구하는 빅텐트 구상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내부 의견을 조율 중”이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 중에서도 반문연대 구상에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요즘 이슈 파이팅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요즘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능과 안보 불안으로 인해 나라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국민이 너무 많다”며 “우리가 이들의 구국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반문연대의 깃발을 들고 국민을 통합해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극기 세력들도 ‘반문연대’에 공감하고 있다. ‘반문연대’로 결집해서 문재인 정권을 퇴진 시켜야 한다는 데 목소리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태극기 집회를 주도해온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앞장서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반문연대’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11월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선 문재인 퇴진을 위한 총궐기 사전 행사가 열렸다.
전 목사가 이끄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 주최한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태극기 집회 단체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조갑제 대표(조갑제닷컴), 정규재 대표(정규재TV) 등 500명이 참석했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한 고영주 변호사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고 변호사는 메시지에서 "사기 탄핵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대한민국이 풍전등화 위기에 놓여 있다. 반역 정권은 퇴진해야 한다"고 했다.
고 변호사는 "전광훈 목사님이 총궐기 대회를 기획했다. 대규모 집회를 성공하려면 애국 기독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 전 목사님의 숭고한 뜻을 이룰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흩어진 태극기 부대도 합치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전 목사는 지난해 11월 17일, 여러 분파로 흩어져 있던 태극기 부대를 한데 모아 '문재인 대통령 퇴진 총궐기'를 개최했다.
이날 이후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여기에 태극기세력들이 ‘태극기 우파 통합론’을 명분으로 대거 참여중이다.
전 목사는 최근 이와 관련, 논란을 야기 시켰다. 의도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측면이 강한 느낌이다.
전 목사는 지난 12월30일 자신의 교회로 김무성을 초대했다. 김무성은 이날 전 목사와 함께 전 신도가 있는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었다.
이 대담에서 전 목사는 김무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날 대담은 그동안 김무성에게 뒤집어 씌워진 '탄핵 책임론'을 벗겨 주는 자리였다.
전 목사는 "오늘날 좌파 정부가 들어선 것은 김무성 의원이 주도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은 거짓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의 발언은 즉각 반항을 불러일으켰지만 큰 저항은 없었다.
앞으로 반문연대와 보수우파 대통합을 위해선 김무성 등 탄핵 세력들에 대한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는 논리가 이를 반대하는 자의 명분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는 진실과 정의의 싸움이 아니다. 정치는 대세와 수의 싸움이다. 긍정을 하든, 부인을 하든, 외면을 하든, 자고로 앞으로 정치 지형은 반문연대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이구동성이다.
우파 덕망 있는 지도자까지 반문연대에 대거 참여한다. 박관용 전 국회부의장이 주축 된 국가원로회의, 김문수 전 지사, 고영주 변호사와 우파방송 정규재-조갑제까지 가세했다.
김무성-윤상현 등이 가세해서 터져 나온 ‘반문연대’▶전 목사가 주창한 보수대연합(반문연대)->정규재-조갑제 김무성 만남을 통한 반문연대론(지난해 12월 초 최근 정규재와 조갑제가 김무성 등을 만난 후 반문연대를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논란과 파문이 일었다)▶김문수 전 지사와 고영주 변호사 반문연대 지지▶태극기 세력들 대거 합류▶전 목사-김무성 대담 통한 김무성 탄핵 면죄부.
이를 정리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태극기 시민단체 및 기독교 세력 등이다.
눈여겨 볼 것은 반문연대 구도에 애국당이 없다. 애국당을 제외한 전 우파들이 보수대통합을 기치로 한 반문연대로 뭉치는 형국이다.
이런 구도가 형성되면 애국당은 더욱 고립될 것이다. 일각에선 애국당이 우파 ‘통합’을 반대하는 정당이란 프레임을 뒤집어 씌 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세력들은 반 애국당 정서를 불러일으키게 할 것이다. ‘애국당은 보수 우파 통합의 적’. ‘반문연대 반대 적폐집단’등으로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애국당 와해 기도를 통해 번사이익을 얻겠다는 의도성도 비쳐진다.
이렇게 되면 애국당 당원들도 많은 동요를 일으킬 것으로 점쳐진다. 당원 중에서 애국당 지도 제체에 불만이 있는 자가 적지 않다.
또 이념과 신념, 정체성이 불분명한 사람들도 많다. 이들이 경우에 따라선 반문연대를 표방한 보수 우파 국민대통합론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이 흐름은 향후 정계개편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한당 전당대회 이후 탄핵 세력들이 잡든, 친박 세력들이 잡든, ‘반문연대’를 위해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전 보수 우파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것은 자한당 탈당과 제 3신당설, 나아가 공천에서 탈락한 자가 애국당쪽으로 입당하는 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애국당은 자한당 현역 의원 몇 명이 입당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문연대를 표방한 보수우파 통합론이 대세로 굳어지면 이 역시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애국당은 길이 아니면 절대 가지 않겠다는 입장은 단호하다. 애국당 한 당직자는 “이론상 애국당 뿐만 아니라 자한당, 그리고 태극기 세력 등이 반문연대로 뭉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탄핵 세력과 기회주의, 권력지향주의자와 탐욕주의자, 정치 생명 연장주의자들이 참여하는 반문연대는 결국 자신들의 기득권 강화를 위해 뭉치는 연대”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원은 “애국당은 이런 우파 기득권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모여서 세운 정당이다. 반문연대에 참여 한다는 것은 이를 포기하고 기득권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한 당직자는 “애국당 태극기 집회서 반문연대와 태극기 세력간 통합론을 외치는 자들을 연단에 세우는 것은 아주 넌센스이고, 그 자체가 애국당 정체성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꼴”이라고 못마땅해 했다.
반문연대와 함께 갈수 없다는 애국당의 입장은 아주 단호하다. 조 대표는 “반문연대에 대한 말이 많다. 이제 국민들께서 반문연대가 가짜연대고 불의의 연대고, 배신자 연대, 탄핵파들을 사면하기 위한 연대라는 것을 알고 계신다”며 결코 반문연대와 함께 갈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애국당이 반문연대를 무작정 거부할 게 아니라, 대의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의가 뭐냐”는 질문에 “문재인을 퇴진시키고, 박근혜 대통령을 하루 빨리 석방시키기 위해서라도 애국당도 반문연대에 집결하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일까? 문재인을 퇴진시키기 위해 전 보수 우파가 반문연대로 빅텐트를 쳐야 한다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이 빅텐트에는 탄핵 세력들 등 기득권 세력들이 포함되어 있는 한 절대 함께 갈수 없다는 것이 옳을까.
‘정의란 무엇인가’를 지은 하버드대 마이클 샌들 교수는 정의와 진리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 역시 “진리란 당대의 지식과 권력이 담합해서 만들어낸 담론일 뿐”이어서, 시대나 정권이 바뀌면 진리도 허위가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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