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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C시선

청와대 문건 유출, 최 경위는 박근혜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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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최경위를 자살로 몰고갔나

 

 

최 경위는 ‘문건 유출자’라는 프레임에 갇히 후 언론에 ‘마녀사냥’을 당한 채 극단적 삶을 선택했다.

한 집안의 가정이고,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소속인 그가 얼마나 억울하고 비통했으면 목숨까지 끊었을까.

최 경위는 13일 오후 2시30분쯤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정천리 자신의 고향집 부근 도로변에 세워둔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번개탄이 피워져 있었다. 손목에는 자해 흔적이 있었다. 자살이다.

나는 그의 죽음을 접하자마자, 이것은 언론과 검찰이 죽인거나 다름없다고 단정했다. 그가 12일 새벽 구치소에서 출감했을 때 언론은 그의 코앞에서 카메라를 비추고, 셔트를 눌러댔다. 그는 잔득 겁먹은 표정으로 눈만 가린 채 쳐다보았다. 앞서 검찰은 그를 죄인인 양 칼을 휘들러 댔다.

 

언론과 검찰이 한 사람을 그토록 타깃삼아 조져대는 데, 그런 광풍 앞에서 버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따지고 보면 청와대 문건 유출한 사건은 ‘권력게임’이다. 다시 말해 비선 실체 ‘정윤회’와 ‘비정윤회간’의 게임이다.

 이런 과정에서 문건이 유출됐다. 수사는 권력 본질 게임에는 접근을 하지 못하고, 일개 경찰관들의 문건 유출에만 초점을 맞춘 후 최 경위와 한 경위를 얼반 죽여놨다.

두 사람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검찰과 언론은 이를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았다. 두 사람은 졸지에 ‘문건 유출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버렸다. 수사기관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 및 구속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법원에서 확정적으로 형을 선고받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다.

그런데도 언론과 검찰은 최 경위를 무조건  문건을 유출시킨 ‘범죄자'로 몰고 갔다. 반문해보자. 설령 그 문건을 유출했다고 치자. 그 문건이 대한항공 조현아 처럼 대한민국 국격을 뒤흔든 땅콩의 품질성명서인가. 아님 대한민국 안보를 북한에 팔아먹은 보안문서인가. 그것은 박근혜 정부의 얼빠진 권력 암투의 이야기들이다.

찌라시든 뭐든 밤저녁 시장통 소줏집에서 잡배들 입에서도 튀어나오는 이 정권의 옹졸한 권력 암투 이야기 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이여, 박 대통령이 한번이라도 대폿집을 가봐라. 그런 이야기가 세상을 뒤덮은 지 오래전이다. 그게 그딴 A4용지 찌라시 몇장 나돈게 그렇게 문제냐. 

청와대 민정실이고, 나발이고, 아님 국정원이든, 검찰이든 당신들은 윗선에 그딴 찌라시 A4 용지 복사해서 돌린 적 없는가. 만약 없다면 접시물에 코박고 뒤져라. 아님 그런 놈은 정보의 '정'자로 모르는 자슥이다.   

하물며 최 경위는 유출을 한 적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유서에서 “문건을 유출한 적이 없다. 검찰이 범인으로 몰고 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특히 그런 검찰 주장만 보도한 특정언론을 맹비난했다.

나는 소설 <프레임>작가로서 감히 말한다. 이 사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최 경위가 문건 유출자로 고착화 되었고, 고착화 된 최 경위가 어떤 프레임에 갇히고, 마녀사냥을 당했는지 지적하고 싶다.

이 사건을 한마디로 요약하겠다. ‘문건이 유출됐다. 권력암투를 벌인 박근혜 정부의 치부가 드러났다. 검찰이 수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 두 사람이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다. 검찰은 다양한 각도에서 수사를 하면서 최 경위를 범인으로 몰고 간다. 이들은 검거 후 이 같은 사건흐름을 따라가며 ’마녀사냥‘과 ’낙인찍기‘를 해댔다. 언론은 마녀사냥 보도를 하면서 최 경위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겨 넣었다. 그런 과정에서 문건 유출 본질은 특정한 구조 속에서 갇히고, 진실은 가려진다. 권력핵심 '센놈'들은 다 빠져나가고 피라미만 남는다.  대중은 그 피라미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릴 따름이다.’

“문건을 유출했다”는 것은 검찰 주장이고, 또 언론 주장이다. 그래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오죽하면 법원이 기각했겠는가. 예측과 추측으로만 진행한 수사. 그야말로 ‘소설 수사'다. 그것이 증거주의를 중시하는 검찰이 들이대는 과학적 수사인가.

검찰이 수사하고, 미디어가 그 사건과 현상을 프레임속에 가두어 버리면 결국 그것이 여론화되면서 때론 ‘마녀사냥’을 한다.  그것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 상대에겐 영영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로 새겨질 뿐이다.

이런 과정이 몇차례 숙성을 거치면 마치 그것이 진실인양, 국민적 공감과 공분이 축적되어 진다. 미국의 미디어 연구자인 토드 기틀린은 프레임 개념을 원용하여 “매스미디어의 보도가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의 냄비 광풍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는 우리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최 경위 뉴스를 접한 후, 누군가가 손가락질만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돌팔매를 날린다. 세상은 덩달아 분노한다. 사람들을 좌절케 하는, 그 표현은 시대에 관계없이 여전히 유효한 듯했다.

최 경위를 문건 유출자로 단정 짓는 순간, 대중은 그 분노를 쏟아냈다. 대중은 최 경위 범죄를 천인공노 죄악으로만 볼 뿐이다. 최 경위는 이유 없이 SNS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공격을 당한 후 만신창이가 된다. 익명으로 하는 짓이니,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지금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프레임은 사회학적 통제적 수단의 한 방법으로 악용되어지곤 한다. 문건 유출이라는 한국 사회에서 집단적 광기를 해소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한 대상자를 프레임에 가두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최 경위는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삶을 선택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다. 사회 집단적 광풍이 만든 타살이다. 

모두가 살해자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죽고자 했을 때 그의 심경은 어땠을까. 그가 경찰이든 뭐든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의 처절한 심정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너무나 잔혹한 시대에, 그것도 아주 뻔뻔하게 살아가고 있다.

“죽음이 지배하는 곳에는 법이 없다.”

모두가 테러범이다.

그의 명복을 빌고, 또 빈다. "최 경위 좋은데 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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