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독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27일 “고름도 그대로 두고 암덩어리도 그대로 두면 어떻게 새로운 정당으로 가느냐”라며 친박을 '고름'과 '암덩어리'에 비유했다. 앞서 바른정당을 ‘잔류 배신자 집단’이라 꼬집으며 저격했다.
홍 대표의 이런 독설에 대해 지지층에선 속시원 하다고 한다. 반대편에선 저급하다가 비난하고 있다.
홍 대표의 독설을 보다 못한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계파를 없앤다면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말씀을 하시는 것은 자기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독설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비방하는 모진 말을 뜻한다. 독설의 독(毒)은 아기를 갓 낳은 산모(母)에게 약초(艸)를 너무 많이 먹이면 몸에 나쁘다는 말이다.
독설이란 곧 사람을 해치는 풀과 같은 말인 것이다. 자신은 상대방에게 지적하고 고쳐주려고 해주는 말이라고 하지만 상대방에게는 고통이 되는 원인이다. 정치인들에게 독설은 때론 상대에게 일격의 한 수 일 수 있다.
홍 대표는 왜 이런 저주스러운 독설을 시도 때도 없이 퍼붓는 것일까. 논쟁의 중심에 서고 싶어 의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심리일까. 과시하면서 상황을 즐기고 싶어서 일까. 심리학자들은 이런 독설자를 “나르시즘과 피해 의식, 애정 결핍이 복합된 상태”라고 진단한다.
홍 대표는 이것을 교묘히 이용하는 거 같다. 홍대표의 독설은 친박을 버리고 자신을 따르라는 일종의 강한 메시지다. 독설이 ‘홍준표 세력 결집용’ 인 셈이다. 친박 세력을 정리시키고, 장기적으로 홍 대표가 자유한국당 지분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당권 기틀을 완전히 다지고 내년 지자제에서 공간을 확보해서 의회 내 영향력을 계속 갖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정국을 돌파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해선 독설만은 것이 없다. 독설이 최상의 방어라는 전략이다.
홍 대표는 독설을 즐기는 거 같다. 독설로 인해 상대가 받는 상처에 대해선 나 몰라 한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못마땅한 일이 있으면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고 있다.
사람들이 불편해 하지만, 정작 홍 대표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 이를 두고 정신분석학에선 ‘에고 신토닉’(Ego Syntonic 자아동조성) 상태라고 진단한다.
홍 대표의 독설은 자란 환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홍 대표는 젊은 시절 검사로 악명을 떨쳤다. 악명을 떨쳤다는 것은 법집행에 한해 피도 눈물로 없었다는 뜻이다. 홍 대표 스스로 밝혔듯이 유년기 본인의 삶은 가난속에 배고픔이었다.
이런 환경속에 자란 홍 대표는 상대를 포용하고 이해하고 관용을 베푸는 데 인색한 거 같다. 사랑은 사랑을 받은 자만이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상대에게 부드러운 말로 대화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천성과 습관이다.
홍 대표가 독설을 즐기는 것은 상대에게 일침을 주고, 편을 갈라 공격을 주고받는 상황을 더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 대표의 어릴적 환경이 다분히 좌파적 성향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독설은 반항과 비례한다. 반항은 자신의 처지와 환경에 대한 저항이다. 이것은 사회와 국가, 특히 자신보다 잘 난 사람에 대한 증오심이 형성되는 좌파들의 DNA다.
2004년 영국 런던대 존드웨일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정적인 단어나 욕 혹은 독설은 일반적인 단어의 4배나 오래 기억된다. 다시 말하면 독설과 부정 단어는 다른 기억을 지우고 머릿속에 파고 들어가 온 몸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엘마 게이츠 심리학과 교수는 독설과 욕설을 할 때 나오는 ‘침’ 파편과 사랑과 긍정의 말을 할 때 나오는 ‘침’ 파편을 따로 모아보니 각각의 침전물의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 독설과 욕설의 침전물은 짙은 갈색이고 사랑과 긍정의 말의 침전물은 분홍색이었다.
아마도 홍 대표의 침 파편을 분석해보면 짙은 갈색일 게다. 이런 독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홍 대표 본인 스스로 일 게다.
홍 대표의 독설은 특유의 정치 정치 철학과 계산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그 독설이 문재인 정권을 향하는 것이 아닌 보수 우파를 향하고 있다. 보수 우파 분열에, 홍 대표의 독설이 작동하고 있다. 문재인의 ‘부역자’ ‘이중대’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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