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눈 먼 자들, 박근혜 탄핵 앞장
패스트트랙 통과 “이러려고 탄핵했나”
지난 4월22일부터 30일 새벽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선거제·공수처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여야간 결전이 이어졌다.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장 앞에서 풍찬노숙하며 ‘결사 저지’ 투쟁을 이어갔지만 결국 패스트트랙 ‘7일 전쟁’ 승자는 범여권이었다.
한국당은 바로 장외집회로 맞섰고, 지난 2일 국회 본관 앞에선 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위원과 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 등이 삭발을 했다. 앞서 박대출 의원도 삭발을 단행했다. 황교안 대표는 민생 투쟁 대장정에 나섰다.
여·야간 고소 고발도 이어졌다. 국회의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과 관련해 현역의원 97명이 검찰에 고소·고발됐다. 이중 한국당은 62명 의원이 고소 고발 당했다.
이를 지켜본 많은 우파 인사들은 “한국당이 저런 꼴을 당하려고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나”라며 혀를 찼다. 인천에 사는 김성태씨(70)는 “한국당이 저렇게 당한 것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죄값이다”고 일침했다.
한국당은 13일에도 ‘헌법수호, 독재타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투쟁 중이다. 일각에선 이런 한국당의 투쟁을 ‘투정’이라고 비아냥 거린다. 자기 밥그릇 지키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탄핵 통과가 안되었다면
지난 2016년 12월9일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지 않았다면 국회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당시 탄핵에 앞장선 새누리당 62명은 문재인 좌파 독재 정권이 들어서고 헌법이 파괴될 줄 모르고 앞장섰을까.
탄핵을 밀어부친 좌파는 둘째치고, 당시 새누리당은 ‘헌법 84조에 의하면 내우 외환의 죄를 범하지 아니하면 대통령은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모르고 탄핵에 동조했을까.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의 탄핵에 동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이었을까.
탄핵에 동조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더이상 국정 농단을 방치할 수 없어서.” “촛불 민심이 워낙 강해서.” “보수 우파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 ” “대통령 권력 중심의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는 말 그대로 ‘대국민용 수사어' 멘트에 불과할 뿐이다. 새누리당 62명이 진짜 탄핵에 나선 것은 결국 '권력 유지'를 이어가기 위함이라는 사실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민주평화당 박지박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었던 것은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가 금메달이고, 박지원이 은메달이라고 본다”며 “거기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가 아니었으면 탄핵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김무성은 우파들로부터 ‘배신자’로 이미 낙인 찍혔다. 박 의원이 김무성을 향해 ‘탄핵금메달 감이다’를 언급하면서 박 대통령 탄핵은 ‘기·승·전·김무성’으로 끝을 맺었음이 기정사실화가 되었다.
#권력 쟁취와 유지
박 대통령 탄핵은 전체 4가지 큰 틀로 짜여져 있다는 지적이다. 첫째 북한이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정권 레임 체인지'와 '김정은 참수'를 밝히고 개성공단마저 철수시키자 그후부터 박 대통령 제거를 위한 남한내 선전선동을 강화했다.
두 번째는 국내 종북좌파 세력들이다. 이들이 틈만나면 사회무장 봉기를 통해 박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고, 이를 통한 체제전복을 꿈꿔왔다.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이다. 박 대통령을 탄핵을 통해 권력 쟁취를 앞당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네 번째,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당시 권력이 친박 중심으로 움직여지자 권력 소외감을 느낀 자들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 체인지에 공감을 형성시켰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 건과 세월호 사건은 박 대통령 탄핵을 위해 가장 좋은 미끼로 이용되었다.
이 네 집단이 ‘동상이몽’을 꿈꾸면서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 이것이 촛불시위로 이어졌고, 이 촛불 시위가 마치 박 대통령 탄핵의 ‘민심’으로 전달되면서 헌법재판소는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고, 검찰은 구속했다.
#새누리당 62명
많은 정치권 인사들은 "새누리당 62명이 탄핵에 동참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좌파 독재 정권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한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듯’, 따라서 우파들은 더불당 보다 당시 탄핵에 앞장섰던 새누리당 62명에 대해 “대한민국을 좌파에 팔아먹은 역적”이라고 성토했다.
새누리당 62명은 왜 탄핵에 동참했을까. 이들이 탄핵에 동참한 이유와 변명이 난무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권력쟁취’와 ‘권력유지’를 위함이라는 시각이다.
이는 김무성을 통해 그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바로 ‘개헌론’이다. 2013년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면서 이른바 ‘친박’ 세력들은 권력 최정점을 향해 있었다.
당시 국정운영은 ‘친박에서 시작해서 친박으로 끝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이로 인한 비박들의 정치적 박탈감과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당시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자처했던 김무성 대표 마저도 권력정점에서 밀려나 있었다.
이때 김무성이 치고 나온 것이 ‘개헌’이다. 당시 김무성은 대권 주자 유력 후보였다. 김무성은 자신의 대권 야욕과 권력을 이어가게 하기 위해 개헌론을 들고나왔다는 게 많은 정치인들이 지적이었다.
김무성은 2014년부터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항명’으로 비쳐질 수 있는 개헌 논의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김무성은 그해 10월 국정감사 기간에 해외에서, 그것도 대통령 순방 중에 개헌론을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조기 개헌 논의가 경제 블랙홀을 유발할 수 있다면 분명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었고, 친박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무성 대표은 자신의 '개헌론 봇물' 발언과 관련,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사과까지 했다.
이게 단순한 해프닝일까? 김무성이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개헌 주장이 비교적 구체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해프닝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다분히 의도된 발언이었을 것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그의 '노림수'는 무엇이었을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대권 의지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무성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개헌 찬반그룹으로 나눠 이에 반대하는 친박계를 솎아내는 동시에 당내 차기 구도를 본인 중심으로 확실하게 재편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김무성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개헌 이슈를 던진 것은 당시 자신이 여권내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는 당시 친박계 인사들이 ‘정권 재창출’을 이유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를 대권주자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시점이다.
그렇게 되면 김무성의 당 장악력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다급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헌 봇물’ 발언을 했고, 다시 이를 철회함으로써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김무성 개헌과 반기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반기를 들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유승민 의원에 대한 컷오프를 김 대표에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결국 탈당했다.
유 의원 탈당 이후 김 대표 입지는 흔들렸다. 훗날이지만 유승민이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것도 당시 이 같은 일을 당한 것에 대한 ‘복수’였다는 시각이다.
김무성과 유승민은 박 대통령 탄핵에 공감대를 형성시키면서 유승민은 ‘배신자 2호’로 등극되었다는 지적이다.
김무성은 박 대통령 탄핵 전·후에도 개헌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김무성이 들고 나온 개헌론이 ‘분권형 대통령제’ 였다. 대통령이 국방·외교 등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가 내치를 맡는 것이 ‘분권형 대통령제’다. 특히 김무성은 ‘여야 연정’까지 거론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개헌론에 불을 붙였다.
#박근혜 개헌 제기
이런 과정에서 2016년 10월 말 박근혜 대통령은 깜짝 개헌 카드를 내밀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문제와 하야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순실, 우병우 사건은 악재였다.
박 대통령의 이 개헌 제안 논의는 ‘최순실 정국 탈출’ 만회용이라는 지적에 따라 흐지 부지 되었다.
그 전까지 김무성이 제기한 개헌론에 관심을 보였던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등은 박 대통령이 개헌론 카드를 꺼내들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무성 개헌론은 박근혜 대통령 개헌 카드와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김무성은 당시 여당의 잠룡 중 한명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론과 맞물리면서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지난 2016년 11월 말 ‘대선 불출마’라는 반전 카드를 던졌다. 그 때 김무성은 ‘탄핵’과 ‘개헌’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무성 탄핵과 개헌론
당시 정치권에선 김무성이 ‘내각제 수상’이라는, 대선과 무관한 새로운 진로가 생겨날 수 있다는 말이 회자되었다.
김무성이가 개헌론와 탄핵론을 동시에 들고 나온 것은 이를 통해 여전히 측근들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계산으로 분석됐다.
김무성의 개헌 구상은 여전히 분권형 대통령제 였다. 박 대통령 임기 내에 개헌이 성사되면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 자격에 머물고 다수당의 대표가 수상 역할을 맡아 국정을 이끌게 된다.
당시 정치권은 이런 김무성은 자신의 개헌 구상을 염두에 둔 자과 함께 새로운 권력 창출을 위해 박 대통령 탄핵에 동조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새누리당 분권령 헌법개정 당론
지난 2017년 2월초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대통령선거 전에 분권형 헌법개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이같은 당론은 결국 친박 대 비박간 알력, 권력 다툼으로 이어졌고, 당시 대권야욕에 휩싸였던 문재인과 안철수가 반대함으써 개헌론이 불이 지펴지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김무성은 권력 야욕을 위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직후, 자유한국당 초선의 지상욱 의원이 탈당하면서 바른정당의 의석은 33석에 달했다.
이후 반기문을 바른정당 대선 후보 카드로 염두에 두었다. 대통령이 국방·외교 등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가 내치를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 였다. 김무성·유승민은 2017년 12월 말 반기문을 만난후 “국민의 버림을 받은 새누리당이 아닌 바른정당의 후보로 나선다면 대선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탄핵 정국으로 흔들리는 보수의 결집을 위한 구심력이 되면 이번 대선에서 필승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점도 잊지 않고 설득했다.
반기문은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좌파 반대에 눌려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김무성의 반기문 대망론도 물거품이 되었다.
#김무성, 황교안 대망론
이번 국회가 통과시킨 패스트트릭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예상외로 강력히 반대하는 것은 또 하나의 반대 급부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김무성이 줄가차게 추진해온 분권형 대통령제 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권력이 살아 있어 여권에선 아직 이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대통령 1인에 쏠린 권력 독점 현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다.
이는 역으로 김무성이 추진한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패스트트랙을 통한 선거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가 맞바꾸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문재인 정권이 염두에 둔 연방제 구상이다. 이 세 가지 빅딜론을 놓고 정치권이 또다시 복잡한 계산기를 돌릴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역적 배신자
김무성에 대해 왜 탄핵 배신자 대한민국이 낳은 최대의 역적이라고 하는가. 이같은 김무성의 끝없는 권력 야욕이 오늘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무성과 탄핵에 동조한 62명은 권력에 눈이 멀어 좌파들이 총공세를 펼친 체제 탄핵에 눈을 감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황교안은 그런 김무성 탄핵 세력들과 손을 잡고 정치를 이끌고 있다. 황교안은 정치경험이 전무하다. 김무성 ‘꼭두각시’가 될 것이란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온다.
올초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김무성이 황교안 당 대표론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정치권은 “김무성이 이젠 황교안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무성의 이런 끊임없는 권력 유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빌미가 되었다. 따라서 박근혜 탄핵 시나리오가 체제전복을 꿈꾸는 좌파, 주연은 권력 야욕에 휩싸인 여야, 조연은 박근혜 정권 제거를 노린 북한, 엑스트라 최순실과 세월호. 그동안 탄핵 감독은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아마도 북한 김정은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내년 선거에서 2/3 이상 획득을 하면 연방개헌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자유한국당이 받게 될 ‘탄핵의 저주’인 셈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인사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아련 거린다고 했다.
“내가 권력에 눈이 멀었다. 바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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