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일이다. 가수 나훈아가 호텔 화물칸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져나가는 장면을 보았다.
승객용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왜 화물칸 엘리베이터를 탔을까. 나훈아가 공연을 가서도 혼자 호텔방에서 식사를 했다. 공연장 말고 무대 외에서 나훈아를 본 사람이 거의 없다. 그는 무대서 열창을 끝낸 후 바람처럼 사라진다.
인터뷰 할 때도 아무 언론과 하지 않는다. 나훈아만 그러는 게 아니라 정상급 가수는 다 그런다.
이것은 신비주의 마케팅 측면도 있지만 사실은 ‘처신’이다. 연예인들은 조금만 실수를 해도 구설에 오른다. 구설은 비난과 비방으로 이어져 결국 인기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나훈아 이야기를 불쑥 하는 것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참고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이는 조 대표가 나훈아처럼 해야 한다는 역설이 아니다. 태극기 세력들에게 있어서 조 대표는 나훈아 보다 더한 급이다. 조 대표는 태극기 보배요, 진정코 행동하는 양심이다.
조 대표 말대로, 그는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고 뚝심 있게 대한민국 자유를 지키는 데 온 몸을 불태우고 있다.
유튜브 방송 ‘원진짱’. 알고보니 풀네임이 ‘조원진 짱’이다. 이 담당자는 “조 대표의 애국심을 존경해서 방송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곰돌이TV’도 곰돌이라는 조 대표 캐릭터를 방송 이름으로 사용했다.
아무리 유튜브를 플랫폼으로 하는 방송이지만 지지자들이 특정 정치인을 방송 이름으로 사용한 전례와 사례가 드물다. 그만큼 태극기를 든 많은 애국 시민들은 조 대표를 믿고 따르고 지지를 보이는 것이다.
조 대표에 대한 지지는 ‘묻지마’, ‘따지지 마’, '무조건' 이다. 조 대표가 잘 나서가 아닐 게다. 그의 행동하는 애국심 때문이다. 조 대표는 태극기 시민들의 자존심이다. 그런 조 대표를 비하하거나 비난한면 가차없이 공격당한다.
조 대표를 건드리는 것은 태극기 역린을 건드리는 꼴이다. 춘추전국시대의 고전 ‘한비자’의 세난편에는 역린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로, 군주의 노여움을 의미한다. 용은 잘 길들이면 타고 다닐 수도 있는 동물이지만, 이것을 건들면 누구든 죽여버린다. 군주에게도 역린이 있다”고 했다.
군주가 사라진 현대에선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금기라든지, 큰 화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역린’에 비유하곤 했다.
우파의 대표 방송인 펜앤드마이크를 운영하는 정규재 대표가 역린 소용돌이에 말렸다. 지난 25일 애국당 당원들이 서울 종로 펜앤드마이크 사무실 앞으로 몰려가서 집단 항의를 했었다. 정 대표가 조 대표와 태극기 세력들을 무시하고 폄하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애국당원들이 정 대표에 쌓였던 불만이 인터뷰를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태극기 시위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니 ▲정 대표가 조 대표와 인터뷰때 조롱식 질문을 했다니 ▲탄핵 7적 중 김무성을 만나고 ▲태극기위장 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는 전 모 목사 행사에 참여하고 ▲애국당 집회 등은 보도를 하지 않았고, ▲애국당 공문을 페북에 올려 조롱했다는 등 이유다.
문제는 가뜩이나 애국당원들은 정 대표에 대해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조 대표가 이 방송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는 시중의 소문이라는 전제의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질문했다.
그동안 조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그가 ‘친중’이니, 그래서 '조진핑'(조원진과 시진핑 줄임말)이다. 좌파 애창곡, ‘임을 위한 행진곡’등을 불렀다. '조원진이야 말로 박근혜 팔이 원조다', '애국당은 사이비 종교집단'이다, '조원진은 사이비 교주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년간 조 대표를 공격할 때 마다 나온 단골메뉴다.
조 대표는 이에 따른 해명을 자신의 입장문과 다른 방송을 통해 수없이 밝혀왔다. 조 대표와의 인터뷰는 애국당은 작금의 문재인 정권을 어떻게 몰아낼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 석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탄핵 세력들을 어떻게 척결하고, 애국당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한 당직자는 "나 라면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어이없어 했다. 그는 "펜앤드마이크는 애국당 홍보 방송이 아니다"고 맞섰다. 언론은 상대와 인터뷰를 할 때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를 질문 한 후 당사자 해명을 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항의 집회는 애국당 김진철 상임고문과 박태우 사무총장, 인지연 수석 대변인과 정 대표간의 미팅을 통해 서로 간 오해를 풀면서 끝났다. 그러나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이날 집회와 양측의 대화가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댓글 반응을 보니 "잘했다"와 "잘못했다" 찬반이 엇갈렸다. 일각에선 자칫 이번 집회가 애국당의 고립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인사는 "애국당이 대낮에 우파 방송에 몰려가서 집회를 했다는 것은 이유야 어떻든 곱지 않다"고 말했다.
조 대표가 왜 출연했을까. 애국당 한 고위인사는 “당의 외형확장과 애국당 정치 지향점을 밝히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이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 할 때 어느 언론사는 되고, 안 되고가 없다. 전부 만나거나 출연해서 인터뷰 하는 게 맞다.
그러나 현재 조 대표의 입지는 정치인 이상이다. 당 대표인 동시에 대한민국 우파 상징이다. 그런 방송에 출연해서 애국당의 외연확장과 정책을 말했을 때 진실로 받아들이겠는가. 한 당원은 “차라리, 좌파 매체와 인터뷰 하는 게 더 낫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은 아주 그 선이 명확하다. 트럼프는 CNN방송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자신을 공격 폄하하기 때문이 아니다. CNN방송이 추구하는 방향이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출연해서 논란을 야기 시키는 동기를 부여해 줄 필요가 없다. 폭스뉴스만 출연하는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 이후 줄곧 CNN을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부르며 비난해 왔다. 대선 당시 CNN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밀고 있다며 “CNN은 클린턴 뉴스 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의 약자”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초 언론의 반발을 무시하고 CNN 기자 백악관 출입을 금지 시켰다.
미국 우파는 스타벅스 커피도 안 마신다. 하워드 술츠 회장이 한국처럼 말하자면 강남좌파 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수 우파는 사상과 이념 그 신념이 뚜렷하다.
미국 정치인은 이념이 다르면 가지도 않고 스타벅스는 아예 마시지도 않는다. 공화당 의원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다 걸리면 그는 당장 위장 보수라는 의심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이념이 달라도 좋은 게 좋은 거다. 노선 따위에 대해선 무감각하다. 그래놓고선 훗날, "저 자가, 저들이 우리를 공격을 한다"고 분노한다.
최근 우파를 표방하는 방송이 우호죽순 처럼 생겨났다. 그러면서 그 우파 방송의 이념적 지형이 굳어진 듯 하다. JBC까 방송 처럼 오직 태극기 애국시민들의 편에 서서 방송하겠다는 선언한 방송이 있는가 하면, 자한당과 애국당을 오가면서 줄타기를 하는 방송, 아예 대놓고 자한당을 지지하는 방송 등이다.
각 방송이 이렇게 한다고 해서 비난을 해서는 안된다. 유튜브 방송사들이 공중파 방송인가. 독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노선에 맞는 방송을 골라서 보면 된다.
이미 우파 방송들도 이 같은 지형이 굳어진 마당에 "왜 우리것을 보도하지 않느냐"고 주장한다면, 이것은 '억지'요, '땡강'이다.
지금 대한민국 언론은 정상이 아니다. 미쳤다. 우파와 좌파를 지향하든 다 그렇게 비쳐진다. 국민들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언론과 대할 때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정 매체와 인터뷰시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사전에 대변인 등을 통해 체크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다른 정치인이 출연하기 때문에 나도 출연한다는 식의, 출연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언론은 아주 교묘하다. 장난을 잘 친다. 언론은 그 교묘와 장난을 쳐야만 외형확장이 된다. 정치인은 대중을 현혹시키거나 속인다. 그래서 언론과 정치인은 공생관계다. 조 대표는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 그의 언론과도 달라져야 한다.
최근 SNS에 돌고 있는 글 중 하나다.
"정치꾼들은 진실과 정의는 사전에 없다! 그들의 눈으로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지 못한다. 오직 자신의 지지표 득실로 모든 사안을 판단한다. 특히 언론과의 관계에선 이것이 신이다!! 이런 70년 적폐가 오늘날 언론과 정치를 죽이고 마침내 나라를 죽이는 권언유착 천국을 만들었다. 오늘날 정치인의 제일 덕목은 언론과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언론과 싸울 자신이 없는 자는 정치판에 나서지 말아야 나라가 산다."
언론 못지 않게 우파의 노선 지형도 안개다. 한 인사는 "오늘날 우파는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구분이 안된다"고 한탄했다. 태극기를 든 자들조차 애국당 지지자인지, 자유한국당 부역자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현재 자한당은 보수대통합을 기치로 한 반문연대를 외치고 있다. 자한당내 탄핵세력들을 아웃시키고, 박근혜 대통령 석방 문제와 문재인 퇴진 운동을 기치로 내걸지 않는 이상 반문연대는 '배신자 연대'요, '탄핵세력 사면 연대'요, '문재인 정권 부역자' 연대다.
그런데 조 대표가 이런 주장을 펼치는 자들과 함께 특정 모임에 참석하고 간혹 애국당 집회 연단까지 세우는 것은 애국당이 주장하는 방향과 노선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애국당 한 인사는 "이는 애국당 당원이지만 자한당을 지지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이런데 가지 말고, 연단에 세우지 마라는 게 아니다. 이런 곳에 가서 생각이 다른 자들에 충분히 애국당 입장을 설명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같은 우파지만 조 대표가 이념과 방향이 다른 자들을 만나서 애국당 입당을 강조한 들, 이들이 받아들이겠는가.
계급론을 따지는 게 아니다. 하지만 거기 참여하는 자들의 포지션과 수준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대표는 당 대표다. 이는 그 참여에 대한 순수성이 역으로 혹은 '역공' 내지 상대에게 교묘히 이용 당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지역구 국회의원 이전에 애국당 대표다.
특정 행사 혹은 사람을 만나기 전 최소한 누가 주최하고, 행사에 오는 사람 포지션과 수준, 어느 좌석에 앉는지 등 묻고 따져야 한다.
여기 저기서 부른다고 참석한다면 이것이 구설수를 낳는 것이다. 조 대표가 더 큰 일을 하기 위해선 때론 작은 일은 어쩔 수 없이 패스해야 한다. 정무적 판단을 우선 한 후 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애국당도 조 대표를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다른 당의 경우 대표의 일정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한 고위 당직자는 자신도 조 대표 일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조 대표는 당의 얼굴이다. 하다못해 기자들 만찬까지도 공개가 되어야 한다.
조 대표 전화번호 공개도 그렇다. 장 단점이 있다. 그러나 누군가 전화를 걸었을 경우 조 대표가 안 받거나 문자에 대한 답변을 해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씹었다'고 섭섭해 한다. 한 당원은 "조 대표에게 충언의 글을 써서 문자로 보냈는데 처음에는 '잘 읽었다'고 답변을 해주었는데, 지금은 답변도 없다"고 서운해 했다.
아마도 조 대표에게는 이런 문자와 유사의 전화가 하루 수백건 올 것이다. 일일히 답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당원들도 가능한 전화를 걸거나 문자 보내는 것은 자제 해야 한다. 애국당 홈페이지에는 자유게시판 댓글란이 있다. 얼마든지 이를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밝힐 수 있다.
이제는 이런 모든 것이 메니저먼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다.
가수 나훈아 전화 번호는 로드메니저도 모른다. 가수 나훈아는 공연할 장소와 아닌 장소 등. 그 규모와 관객 동원 등 까지 체크한다. 수준까지 본다.
조 대표를 나훈아에 비유하는 것이 넌센스지만 오죽 답답하면 그러겠는가. 조 대표는 태극기 '자존심'이다.
"조 대표의 자존심이 곧 나의 자존심이다." 한 애국당 당원의 말을 곰곰이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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