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무사' 박수경, 선정 보도, 기레기들 신났다
나는 박수경에 대해 호의적 생각은 없다.
박씨는 지난 4월 21일부터 검거된 지난 25일까지 3개월 넘게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의 도피를 도우며 용인 오피스텔에서 함께 은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떤 이유든 수배자를 숨겨주면 범인은닉 죄로 처벌받는다. 박 씨는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박 씨가 경찰에 검거된 이후부터 언론의 형태를 찬찬히 뚫어보자. 그녀가 유 씨와 함께 은닉해온 이유만으로 그의 사생활이 송두리째 까발려지고 있다.
나는 작금의 언론보도 형태를 보면서 전형적인 언론의 신상털기, 선정적이고, 자극적 보도의 전형으로 본다.
그녀에 부쳐진 별칭이 ‘호위무사 박수경’이다. 왜 언론은 그녀에게 호위무사라는 닉네임을 달아 줬을까. 그녀가 호위무사를 자처했기 때문에 아니면 유 씨란 자와 함께 있었기 때문인가.
그녀가 태권도 선수 출신인데다, 태권도 심판이기 때문에 언론이 여성 무인임을 내리 짐작해서 호위무사란 닉네임을 달아줬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아니면 수사 기관이 그렇게 갖다 부쳤기 때문에 언론이 그렇게 보도하는지 모르지만 이것은 언론의 전형적인 별칭 부치기다.
우리나라는 무죄추정 원칙이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기 까지는 죄인으로 불러서도 죄인으로 인정해서도 아니된다.
그러나 그녀의 인권은 온데 간데 없다. 언론은 온통 그녀의 사생활을 보도하면서 세상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아주 고약한 언론의 습성이다. 현재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박수경’이라는 이름을 검색했을 때 뜨는 연관어다. ‘박수경 미모’ ‘박수경사진’ ‘태권도선수 박수경’ ‘박수경 호위무사’
‘유대균 보디가드 박수경’ ‘박수경 팬클럽 미녀호위무사’ ···
언론은 박수경의 사생활을 원칙없이 까발리고 있다. 온·오프라인 오가면서 박수경 사생활을 까발리는 수백건의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박수경 씨 이름을 넣어 검색하면 불과 24시간도 채 안 된 짧은 시간 동안 1,000건이 훨씬 넘는 기사가 쏟아졌다. 도대체 왜 그의 이름에 이렇게 큰 관심을 갖는 걸까? 그가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나아가 28일 오후까지 언론은 ‘박수경 팬클럽’이란 팬카페가 개설되었다는 보도를 100여개 이상 쏟아내었다.
청해진해운도, 유병언도, 유대균의 죄는 박수경에 밀렸다. 온통 박수경에 대한 이 지극한 자극적 보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한마디로 ‘박수경 팬클럽’은 이런 기생적인 기레기(기자 쓰레기)들이 잉태한 병리다.
이 언론들의 형태가 더 어이없는 것은 ‘박수경 팬클럽’을 질타한다. 미친 기레기들 자신들이 보도해서 잉태한 병리가 변질되어 나타나니 기다렸다는 네티즌들의 입을 빌어 질타다. 이것이 대한민국 언론이 춤추는 작태다.
이 뿐만 아니다. 박수경을 향하는 언론의 선정적 보도, 황색저널리즘을 보노라면 속이 역겹다.
박수경의 모든 게 기사화 된다. 패러디는 물론 그녀가 무엇을 먹었고, 어떻게 생활했는지, 사생활 등 모두가. 세월호 참사의 원인 분석 및 근본적인 대책 문제를 외면하고 온통 박수경 뿐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언론의 조회수 장사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 검색어는 ‘박수경’이 대세다. 연일 상위권을 오르내린다. 제목 장사도 한몫이다.
27일 일요일 <경향신문> 모바일판 ‘오늘의 유스’ 탑엔 <‘호위무사’ 박수경, 결혼 전 유대균 옆에서…>란 제목의 기사가 걸렸다.
이 기사의 내용은 사실상 박수경씨가 결혼 전 유대균의 수행비서였다는 것 뿐이다.
이 기사는 <TV조선> 등 종편의 방송 내용을 보고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타 보수언론의 ‘낚시 기사’와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이다.
온라인에서 선정적인 기사가 하루 종일 걸리면, 그 링크가 SNS에서 돌고 돌면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종편을 비롯한 많은 언론은 박수경씨의 ‘미모’와 사생활에 주목했다. 유대균 씨와 박수경 씨의 관계를 묻는 선정적 보도도 쏟아냈다.
<꼿꼿한 ‘미모의 호위무사’> (동아일보), <박 씨의 이혼사실이나 태권도 심판 경력 등 사생활을 털기> (MBC 뉴스데스크), <박수경 씨는 조사 과정에서 유대균 씨를 ‘유조백’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예우하고 있다> (YTN), <캐나다서 유씨 조각 도운 박수경…“유조백님” 부르며 깍듯> (중앙일보), <유대균 검거, 미모의 호위무사 박수경 누구길래…연인관계 ‘의혹’> (MBN), <‘좁은 방에서 단둘이…석 달 동안 뭐했나’>채널A, <호위무사 박수경은 사실 겁쟁이> (TV조선), <차가워 보였던 외모와 달리 정이 많았다>(조선일보).
박 씨가 범인 은닉 혐의가 있다고는 하지만 박 씨는 공인이 아니다. 사인이다. 그리고 아직 그의 죄는 ‘혐의’에 불과하다. 박 씨의 외모와 사생활, 성격은 물론 아무 근거 없는 연인설까지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이 보도 형태. 이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인권 침해다.
도대체 이런 보도가 세월호 참사 책임, 그리고 ‘알 권리’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더 기막힌 것은 한 토털 사이트 검색어에 ‘치킨’이 상위에 랭크됐다. 28일이 중복이어서가 아니다.
채널A는 27일 저녁 뉴스에서 “유대균, 소심한 목소리로 뼈 없는 치킨 주문”이라는 제목의 단독보도를 내보냈다. 동아일보는 28일자 6면 기사에서 치킨 배달 관련 소식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치킨 배달은 했지만 배달한 사람은 대균씨가 아닐 수도 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기레기들의 소설에, 기레기가 반론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소설보다 더 한 소설.
하기사 유병언씨가 검찰 수배를 받고 도피 중일 때도 종편을 비롯한 몇몇 언론에서는 세월호 참사와는 무관한 유병언 일가의 사생활 등 가십성 보도가 줄을 이었다. 유병언이 라면을 먹지 않는다거나 도망친 자리에 그의 체액이 남아있었다는 보도 등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언론은 무엇보다 유대균 씨 등의 체포가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것과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를 물었어야 했다.
그런데도 인터넷매체는 유씨와 박씨의 남녀관계 따위에 초점을 맞춘 선정적 보도만 쏟아냈다.
신문과 온라인 보도는 인권 유린 짓거리를 개짖듯 하고 있다. 이 역시 국민 알권리라는 개같은 핑계를 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들의 보도형태는 그 자체가 ‘참사’라 봐도 무방할 만큼 흉측한 몰골을 이미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100일 이상이 지났지만 언론은 변한 것은 별로 없다
나는 오늘부터 기레기들의 보도 짓거리를 더 이상 보지 않겠다. 신문 구독을 중단하겠다는 말이다. 언론은 이미 죽었다. 믿지 마라.
아주 고약한 놈들이다. 기레기 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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